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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독후활동

독서하는고딩 2022. 7. 25. 00:03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표지

책 개요

영국 신경의학자인 올리버 색스는 자신이 만난 환자들의 이야기를 글로 엮었다. 글 속의 환자들은 신경질환으로 인해 자아가 붕괴되는 일을 겪는다.  그럼에도 그들은 자신의 주체성을 잃지 않으려고 투쟁했다. 이 책이 임상보고서처럼 느껴진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평범한 임상보고서와는 차이가 있다. 환자들을 이론화하는 것이 아닌 역경을 이겨내는 인간을 담아냈기 때문이다.

 

저자와의 가상 인터뷰

1. 의사로서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히포크라테스 이후 의사들은 병력에 대해 기술했습니다. 그러나 '삼염색체 백색증에 걸린 28세 남성'과 같은 병력은 개인에 대해서 말해줄 수 없습니다. 쥐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죠. 인간이라는 주체, 즉 병과 맞서 싸우는 주체를 중심에 놓기 위해서는 이야기라는 형태가 필요했습니다. 병력을 한 단계 더 파고들어 하나의 서사로 만드는 것이죠.

2. 선생님께서 연구하신 신경정 신학 분야는 어떤 것인가요?

제가 주로 연구한 분야는 우반구 증후군입니다. 고전적인 신경정 신학은 좌반구에 집중했습니다. 좌반구는 '진화가 만들어낸 꽃'이라고 간주되었습니다. 반면 우반구는 '열등한' 반구로 취급되었지요. 그 이유는 좌반구가 진화적으로 가장 마지막에 발달한, 컴퓨터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또 좌반구는 손상 부위와 증상을 밝혀내는 것이 비교적 쉽습니다. 우반구는 연구하기 어렵지만, 분명히 우반구 증후군은 중요합니다. 이 과학에서는 '인격'의 밑바탕이 되는 기초가 밝혀지고 검증되기 때문입니다.

3. 책 제목이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인데요, 이 사례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P선생은 성악가이자 음악 교사였습니다. 하루는 아이들의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인식 불능증에 걸린 것이죠.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했고, 사물을 사람으로 착각했으며, 목소리나 몸짓을 통해 사람을 구분했습니다. 그가 저를 찾아왔을 때 그는 매우 멀쩡하고 교양 있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눈앞에 있는 자기 신발을 찾아서 신지도 못했습니다. 급기야 아내의 머리에 손을 얹더니 자기 머리에 쓰려고 했습니다. 평소에는 음악을 흥얼거리면서 생활했는데, 음악의 흐름이 끊기면 그 자리에서 꼼짝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장갑을 보고는 주머니가 다섯 개 달려 있으며, 표면이 단절되지 않고 하나로 이어져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의 시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문제는 그가 시각적 자아를 상실했다는 것입니다.

 

4. 이 사례에 대해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사례의 문제는, 오로지 사물의 추상적인 면만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대상을 분류하거나 판단하거나 느끼는 능력이 상실되었습니다. 고등 정신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판단 능력이 사라진 것입니다. 이는 컴퓨터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과도 같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저는 이 이야기가 현대 과학의 어떤 측면에 대한 경고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현대의 과학은 점점 추상적이고 계량적으로만 변해가고, 판단이나 현실적인 것을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으니까요.